문위원과 문기자는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 문위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존경하는 선배와 유능한 후배기자의 관계로 평소 가깝게 지내온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문기자와는 지난해 9월부터 언론대책문건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 10여 차례 국제통화를 했고 그 중에는 국내외 정세에 관한 20∼30분짜리 긴 통화도 있었다”고 문위원은 밝혔다.
그러나 문위원은 “문기자가 문건 작성자라는 것을 사건이 터진 후에야 알았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이종찬국민회의 부총재측은 왜 문위원을 ‘제3의 인물’로 거론했을까.
그 해답의 단서는 7월초 전화통화에서 찾을 수 있다. 문위원은 “그 때 문기자가 ‘이부총재에게 당신 얘기를 했다. 한번 전화해서 만나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문기자가 문위원을 이부총재에게 소개하려 했던 것. 그러나 문위원은 이부총재를 찾지 않았다. 문위원은 “이부총재측이 그 때의 선입관 때문에 나를 계속 거론하는 것 같다. 문건분실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정치적 계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이부총재측과 문기자는 ‘제3의 인물’이 개입했는지 여부를 놓고 정면으로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문기자 조사 5일째인 12일까지도 양측을 대질신문하지 않고 있다. 이부총재 재소환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같은 정황 때문에 “‘제3의 인물’ 개입설은 당사자들간의 오해에서 빚어진 실체없는 해프닝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문씨의 소환도 일종의 ‘모양 갖추기’로 보인다”는 검찰 주변의 해석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