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 수사]文기자 하드디스크 어떻게 찾았나?

  • 입력 1999년 11월 12일 23시 32분


검찰은 문일현(文日鉉)기자의 닫혔던 입을 어떻게 열고 하드디스크 원본의 소재를 파악했을까.

문기자는 8일 귀국했고 문기자의 노트북컴퓨터는 9일 서울로 들어왔다. 그러나 그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는 이미 통째로 교체돼 있었다. 문기자는 “하드디스크에 개인적인 문건들이 담겨 있어 바꿨다. 원래의 하드디스크는 전자상가 업자에게 줘버려 행방을 모른다”고 진술했다.

수사검사들은 10일 새벽까지 “그 중요한 하드디스크를 폐기했다는 말을 어떻게 믿느냐”며 문기자를 추궁했다. 서울지검 11층 특별조사실 밖으로 수사검사의 호통소리가 새어나온 것도 이 때. 검찰 안팎에서는 “문기자가 ‘신변보호용 협상카드’로 활용하기 위해 하드디스크를 숨겨뒀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왔다.

검찰은 이에 맞서 증거인멸혐의를 ‘압박용’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문기자는 결국 최초의 진술을 번복했고 하드디스크를 맡겨 놓았던 중국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로 보내줄 것”을 부탁했다. 12일 오후 5시경 ‘또다른 친구’가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서울로 하드디스크를 공수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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