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나라당은 벌써부터 새해 예산을 ‘새천년의 먹구름’이라고 평가하면서 위험수준에 이른 재정적자를 과감히 삭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재정적자문제와 관련, 여당은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금융과 기업의 구조조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2004년까지는 재정건전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야당은 정부 여당이 내놓는 ‘전망’에 대해 ‘장밋빛’이라며 강력한 후속대책이 없으면 만성적인 재정적자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반박한다.
사회복지지출 확대도 여야 간 논란거리. 여당은 생산적 복지를 위해서는 소외계층에 대한 부조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반면 야당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기본생계비보장방침 등에 대해 사회복지지출이 조급하게 확대되고 있다며 일부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언론문건 국정조사벌써부터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의 증인출석여부가 쟁점이 되는 등 국정조사의 전도는 매우 불투명하다. 여당은 정의원이 합의문에서 증인채택요건으로 정한 ‘언론문건에 관련된 사람’에 해당하는 만큼 증인으로 출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의원은 문건작성과 직접 관련이 없는 폭로자인 만큼 증인출석을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와 통화를 한 청와대 관계자들의 청문회 출석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이 증인출석문제를 예산안 처리와 연계할 경우 청문회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정치관계법여야가 ‘선거법 합의 처리’에는 합의했지만 정치개혁특위 만료시한(11월30일) 연기문제 등을 놓고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자유당 때부터 선거법은 합의 처리되는 것이 관례”라며 “반드시 특위 시한 내에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민련과 청와대 일각에서는 특위 시한이 종료되면 이번 총무합의 자체가 원인무효가 되기 때문에 중선거구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의 단독처리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이에 대해 야당은 특위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회기를 연장해야 하고 그래도 합의가 안되면 현행대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입장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여야합의로 현행 소선거구제 유지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가 무성하게 나온다. 그러나 이 경우 중선거구제론자인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가 관건이다.
〈송인수·공종식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