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당무회의에서 중선거구제 지지자들은 이총무가 15일 여야 총무회담에서 ‘선거법 합의처리’에 동의해 중선거구제 도입에 저해요인을 만들었다며 이총무를 질타.
김동주(金東周)의원은 “이총무가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지시를 어기고 ‘합의처리’에 서명해 중선거구제가 물건너간 것처럼 비치고 있다”며 흥분. 지대섭(池大燮)의원도 “소선거구제가 유지되면 지역구도가 더욱 고착화된다”면서 “만악(萬惡)의 근원인 지역정서 때문에 우리는 종종 들쥐처럼 파멸로 가는 길을 따라나서기도 했다”고 자탄.
○ …궁지에 몰린 이총무는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여야 동수(同數)여서 ‘합의’나 ‘협의’나 사실상 같은 의미다. 당시 ‘합의처리’에 반대하면 국회 파행의 책임을 우리 당이 뒤집어써야 할 처지였다”고 설명.
그러나 박총재는 “총무는 변명할 자격이 없고 아무리 변명해도 통하지 않는다”고 일축한 뒤 18일 당무회의를 다시 열어 이 문제를 재론하기로 하고 회의를 종료.
박총재는 이어 이정무(李廷武)의원 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로 이동해 기자 간담회를 갖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중선거구제 지지 의사가 확고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 그는 또 “중선거구제 도입이 안되면 대구 경북 인사들과 독자노선을 모색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중선거구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답변.
○ …박총재 주변에서는 이총무의 ‘소신 결정’에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 그러나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은 “확인 결과 김총리는 이번 협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