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초점 여야2人 표정]이종찬 애타고 정형근 느긋

  • 입력 1999년 11월 18일 20시 02분


국민회의 이종찬부총재와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언론문건’파문의 두 당사자이지만 처한 상황과 입장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부총재는 ‘6·3’재선거 문건으로 또 한차례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리고 있는 반면 정의원은 ‘언론문건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안팎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여유있는 모습이다.

이부총재는 ‘6·3’재선거 문건이 추가 공개되자 18일 국민회의 고위당직자회의에 참석, “정치인 출신으로서 보좌관에게 돌아가는 사항을 사적으로 보고받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공개된 문건에 99년4월로만 돼 있을 뿐 날짜가 없다는 것도 국정원 문건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부총재의 이같은 해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 야당이 당장 국정조사와 특검제를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 관계자들은 “또 이부총재냐”며 냉담한 분위기다.

반면 정의원은 한결 여유있는 모습이다. 그는 최근에는 국회나 당에도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정의원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당분간 표면에만 나서지 않으면 사건의 초점은 자연스럽게 이종찬부총재에게 맞춰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의원은 “옷로비 및 파업유도사건의 특별검사 수사는 탄력성이 붙은만큼 당이 거들 필요가 없다”며 “오히려 당의 공세목표는 이부총재와 국정원 문제에 맞춰져야 한다”고 당지도부에 코치까지 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총무회담 결과에 대해 “우리가 유리한데 서둘러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윤승모·정연욱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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