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특검수사]배정숙씨 가족 왜 태도바꾸나?

배정숙(裵貞淑)씨 가족들은 왜 ‘사직동 자료’와 녹음테이프를 보관하고 있었다는 ‘공개된’ 사실을 부인하는 것일까.

배씨 사위 금모씨는 18일 한 일간지 기자에게 “‘사직동 자료’로 추정되는 문건은 청문회를 앞두고 장모와 신문스크랩을 보면서 정리해 둔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직동 자료’는 애초부터 갖고 있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같은 시각 익명을 요구한 배씨측 인사는 “‘사직동 최초 내사자료’로 추정되는 문건은 금씨와 친분이 있는 기자가 팩스로 보내 온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 방송사는 보도했다.

배씨의 딸 강모씨도 18일 밤 본보취재팀과의 통화에서 “녹음테이프는 청문회 직후 치워버렸기 때문에 압수될 만한 것이 없다”고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는 이미 17일 두 압수물의 출처가 배씨의 사위 금모씨 사무실임을 공개한 상태.

먼저 녹음테이프의 경우 배씨가 이은혜(李恩惠)씨 등 가까운 사람과 나눈 대화를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 몰래 녹음한 사실이 노출되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직동 자료의 경우는 이와 달리 자료 자체가 지닌 엄청난 ‘파괴력’ 때문일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사직동팀은 그동안 금씨가 보관하던 문건에 대해서는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았다.

사직동팀은 청문회를 앞둔 국회 법사위의 자료 제출 요구도 거부했고 ‘자료일체’를 요구한 특별검사에게도 금씨가 보관해온 문건은 전달하지 않았다. 또 청와대 박주선(朴柱宣)비서관도 이 자료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따라서 금씨가 압수당한 문건이 사직동 자료로 확인될 경우 여러가지 측면에서 일파만파가 예상된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