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원씨 재수사]여야 '환전 영수증' 공방

  • 입력 1999년 11월 19일 19시 40분


서경원(徐敬元)전의원의 밀입북사건 재수사 과정에서 ‘환전영수증’이 발견됐다는 검찰의 발표에 대해 여야는 극명하게 엇갈린 시각을 드러냈다.

여측은 “진실이 드러나는데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며 야당과 언론에 불만을 터뜨렸고, 야측은 “환전영수증만으로 어떻게 사건의 성격이 뒤집히느냐”고 반박했다.

‘환전영수증’이란 사건 당시 서전의원의 보좌관이었던 김용래(金容來)씨가 서전의원의 귀국 직후인 88년 9월5일 조흥은행을 통해 2000달러를 환전했음을 입증해주는 자료. 따라서 서전의원이 북한에서 받은 5만달러 중 3만9300달러는 처제에게 맡기고 2000달러는 환전했으니 어떻게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시 평민당총재)에게 1만달러를 줄 수 있었겠느냐는 게 여측의 주장이다.

검찰이 환전영수증이 발견됐다고 발표하자 여권 인사들은 “이제야 김대통령의 혐의가 벗겨졌다”며 “그런데도 야당은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에 대한 검찰의 수사방침을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일부 언론은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주장은 다르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당시 검찰은 서전의원이 북한공작금 5만달러뿐만 아니라 미국 등지에서 후원금을 받아 귀국한 것으로 파악했던 것 같다”며 “2000달러 환전영수증은 해외에서 받은 후원금 중 일부를 환전한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차수·양기대기자〉kimc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