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원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자신을 겨냥한 여권의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국민회의 김영환(金榮煥)의원이 19일 사설정보팀 의혹을 제기했을 때 보좌관을 시켜 “어떻게 그런 사실까지 알아냈느냐. 개인 능력이지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밝혔던 것과 사뭇 달랐다.
정의원은 “그동안 대응을 삼간 것은 나를 겨냥한 (여권의) 상습적 거짓말과 덮어씌우기가 어디까지 나가는지 주시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일단 간접 시인하는 태도로 파문을 확대시킨 뒤 이를 정면으로 부인함으로써 여권을 궁지에 몰아넣겠다는 나름대로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여권을 압박하기 위해 김낙중(金洛中) 고영복(高永復)간첩사건 당시 현 정권인사의 관련의혹 등을 은근히 흘리며 추가폭로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또 검찰의 서경원(徐敬元)전의원 밀입북사건 재수사에 대한 반격의 칼날을 세웠다. 그는 서전의원에 대한 고문시비를 의식한 듯 안기부 수사 당시 “서전의원이 북한을 방문, 김일성(金日成)을 만나 ‘김일성의 손금을 봤다’며 김일성 손금을 그렸다” “서전의원이 수사 당시 자신의 신체단련기법을 보여준다면서 자발적으로 물구나무서기와 요가를 했다”는 등등의 비화도 공개했다. 정의원은 이날 신상발언을 한 뒤 일단 여권의 대응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만일 여권의 강경대응 기류가 계속될 경우 정의원이 본격적인 폭로전 공세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나라당 관계자는 전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