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29일 신동아그룹의 전방위 로비시도와 관련해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과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에 대한 수사를 요구하는 등 로비의 본질과 실체 규명을 촉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회의측이 이처럼 촉구 하고 나선 배경에는 이번 사건의 본질이 ‘실패한 로비’인만큼 신동아측이 여권 핵심 실세를 상대로 로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성역 없이 수사해 국민적 의혹을 풀어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그만큼 상황인식이 절박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로비의 진원지인 이씨가 한나라당측에 이 사건에 관련된 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된 것도 또 하나의 중요한 배경이다. 이날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이씨와 신동아측의 로비과정 등에 대한 전면수사를 촉구하는 발언이 쏟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목과 관련해 여권 내에 상당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 즉 신동아측 최회장과 부인 이씨 등이 지난해부터 상당기간 대여 로비를 한 실상이 대부분 야당측에 흘러들어가 앞으로 이 파문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
특히 내년들어 16대 총선이 다가오는 시점에서 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질 경우 여당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맞을 매’라면 일찌감치 맞고 넘기자는 게 여권의 계산인 듯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날 열린 국민회의 간부회의에서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이 “옷로비를 시작한 사람이 이형자씨인데도 이씨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목청을 높여 이씨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野 "박시언커넥션 전모 규명해야"▼
한나라당이 ‘박시언(朴時彦)커넥션’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신동아그룹 부회장을 지낸 박씨가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의 구명을 위해 여권핵심부에 ‘상상을 초월한’ 로비를 벌였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최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의 ‘옷로비’는 박씨의 로비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라는 게 한나라당의 시각.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옷사건’을 ‘실패한 로비’로 규정하고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과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의 ‘공문서 유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은 ‘박시언커넥션’에까지 전선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당 관계자들은 “박씨가 검찰과 청와대를 제집처럼 드나들면서 김전총장과 박전비서관,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전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을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전수석은 “나는 박씨를 개인적으로 전혀 모르며 대통령을 거론하며 다닌다는 얘기가 있어 두 차례 청와대 사무실로 불러 경고한 일이 있을 뿐”이라며 한나라당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지난해 6월 신동아측이 전직 모대통령수석비서관을 통해 영부인과 접촉을 시도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은 최회장측이 교계에서의 영향력을 동원해 검찰과 금융감독위 내부의 신자들에게 집중적인 로비를 펼쳤다는 제보를 입수하고 확인작업을 펴고 있다.
일부에서는 당내 정보팀에서 이미 ‘박시언리스트’를 입수했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어 ‘옷로비’를 둘러싼 한나라당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