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이날부터 3당3역회의를 가동해 선거법 개정에 대한 본격 협의에 들어간다.
현재 국회 안팎에서는 여야가 이미 소선거구제에 대한 ‘물밑합의’를 이뤘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2일 오전에도 당3역을 불러 중선거구제 관철을 지시했다. 이어 영남권의 전현직의원 10여명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며 중선거구제 관철의 전의를 다졌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자민련측에서 ‘중선거구제안을 날치기 처리하라’는 압력이 들어오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정당명부제의 경우 “만일 중선거구제를 양보할 경우 권역별 정당명부제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회의측 입장. 그러나 한나라당은 “중선거구제는 처음부터 정당명부제 관철을 위한 ‘사석(捨石)’이었다”며 권역별 정당명부제 도입불가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도 지역주의 해소 차원에서 전국단위의 정당명부제 도입에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정당명부제에 대한 여야 절충은 1개(전국)권역을 주장하는 한나라당과 ‘6개 권역+2개 특별권역(강원 제주)’의 공동여당안 사이에서 몇개의 ‘대권역(大圈域)’이 만들어지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하지만 선거구제 협상이 워낙 폭발력이 큰 사안인 만큼 예단(豫斷)은 금물이다. 결국 3당3역회의에서 의견 접근을 이룬 뒤 여야 총재회담에서 ‘도장’을 찍는 모양새가 되기 쉽다. 이 과정에서 정치자금 배분 문제가 선거구제 협상의 ‘숨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