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3일 광주출신인 국민회의 임복진(林福鎭) 박광태(朴光泰)의원의 전날 예결위에서의 ‘폭언’을 문제삼아 두 의원의 사과 및 예결위원 교체를 요구하며 예산안 심의를 거부했다.
시비는 2일 밤 한나라당 이강두(李康斗)의원이 정책질의를 통해 광주 광(光)산업단지 예산배정을 문제삼으면서 비롯됐다.
이의원의 발언이 끝난 뒤 임의원은 이의원을 예결위장 밖으로 불러내 “왜 말을 함부로 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느냐”고 항의했다. 뒤이어 나타난 박의원도 “이의원은 조상 때부터 호남과 원수진 일이 있으냐. 호남의 내년 예산이 영남에 비해 조족지혈(鳥足之血)인데 해도 너무하지 않느냐”고 가세했다.
이의원이 “당신이 이럴 수 있느냐”고 맞받자 박의원은 “뭐 이런 ××가 다 있느냐”고 폭언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예결위에서 집단퇴장해 예결위는 밤12시무렵 산회됐다.
한나라당 예결위원들은 “이의원은 선심성 불요불급 예산을 따지는 과정에서 광주 광산업단지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며 “국민회의 의원들의 폭언은 의회민주주의와 의원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野-전북지역언론 대립
박의원은 이에 대해 “이의원이 그동안 세차례나 전라도 예산만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런 것”이라며 “지역감정을 선동한 이의원이 먼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의원도 “이의원의 발언은 예결위를 파행으로 끌고가려는 한나라당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예산심의과정에서 전북지역 사업예산을 둘러싸고 이 지역 언론들과 대립하고 있다.
지역언론들은 한나라당이 △새만금사업 △전주권 공항 건설 △군산 자유수출지역 개발사업 등의 예산삭감방침을 세운 데 대해 “호남예산만 골라서 삭감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3일 논평에서 “국민회의가 특정지역 언론을 통해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있다”고 반박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