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은 물론 총선 상황을 유리하게 이끄는 데 ‘유효한 카드’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보수세력의 총결집을 외치며 세불리기를 시도하고 있는 자민련 쪽이 이전부총재에 대해 기울이는 관심은 매우 크다.
실제로 김종필(金鍾泌)총리는 지난달 중순 이전부총재와 비밀리에 만났다. 김총리는 회동에서 건전 보수세력이 결집해야 내년 총선에서 선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총선 이후에도 정국이 안정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전부총재에게 자민련 입당을 권유했다는 것.
이전부총재가 자민련에 입당할 경우 안정희구성향의 수도권 중산층과 보수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보태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는 게 김총리의 판단인 것 같다.
김총리의 이전부총재 영입논리는 한국정치에서도 보수와 개혁 색깔을 분명히 하는 양대 정당구조가 등장해야 하며 이를 위해 ‘정계신편(政界新編)’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전부총재의 정치소신과도 맥이 닿는 대목.
그러나 이전부총재는 “나를 둘러싼 여러가지 얘기가 나오고 있으나 다들 추측일 뿐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측근들도 “이전부총재가 여당으로 옮기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지는 않다”고 전한다.
하지만 이전부총재는 결단에 앞서 공동여당의 합당 가능성과 자신의 입지확보 여부 등을 놓고 심사숙고 중인 듯하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