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걸림돌은 자민련 내부의 반발이다. 자민련의 양대 축인 충청권과 영남권 의원들은 한결같이 합당얘기만 나오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합당이 되면 따라가지 않겠다”고 공언한 상태이고 몇몇 의원들은 오히려 탈당 명분 확보를 위해 내심 합당을 고대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의 합당 반대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의 ‘반여(反與)’ 정서가 워낙 심각해 국민회의와 합치면 선거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JP가 당권을 잡는다고 해도 지역 주민들에게는 ‘DJ당’이나 ‘호남당’으로 간주된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원외 지구당위원장들의 저항도 간단히 무마되기 힘든 형편. 현역 의원들과 달리 이들은 합당 때 위원장직 유지를 장담할 수 없어 합당을 결사적으로 저지하려 들 것이 분명하다.
특히 자민련의 당헌 당규상 합당을 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전당대회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보수’와 ‘진보’의 결합이 생각처럼 극적 효과를 거둘지 여부에 대해서도 자민련 내엔 회의론자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정체성도, 원칙도 없는 ‘총선만을 위한 야합’이라는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오히려 크다고 주장한다.
이밖에 내년 4월 총선까지 남은 기간이 4개월에 불과해 복잡다단한 합당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돌발 변수라도 생기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반론도 나온다.
당직이나 공천권 배분을 둘러싼 조정문제도 결코 간단치 않아 합당의 전도(前途)는 말 그대로 첩첩산중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