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이총재는 정국현안인 노조전임자 임금지급문제와 관련, “노사문제는 노사 간 자율이 대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총재는 “노조전임자 임금은 노조 스스로 부담하고 대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에 관한 것은 교섭 및 쟁의대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이같은 상황이 되면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처벌규정은 삭제해도 무방할 것으로 본다”며 노사가 한발씩 양보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이어 “현 정부의 구조조정은 가시적이고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해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대량실업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날 면담이 끝난 뒤 배석했던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박위원장이 지난 대선 때 김대중(金大中) 당시 국민회의후보를 지지한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발표했다가 한국노총측의 항의를 받고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장부대변인은 “박위원장이 ‘한국노총이 지난 대선 때 김대중후보를 지지한 것은 조합원 의견을 따르다 보니 그렇게 된 것으로 대단히 미안하다. 마음에 죄스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발표내용을 전해 들은 한국노총측이 강력히 항의하자 장부대변인은 “없던 얘기로 한다”며 취소했다. 그러면서도 장부대변인은 “말 못할 사정이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분위기가 서먹해 ‘어려울 때마다 찾는다’고 이총재에게 인사말을 건넸더니 한나라당이 없는 얘기를 꾸며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