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을 코앞에 둔 요즘 청와대와 여야 사이에 때아닌 ‘진시황 논쟁’이 일고 있다.
발단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9일 일본 출판사인 쇼가쿠칸(小學館)과의 인터뷰에서 진시황과 일본의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 러시아의 표트르대제를 ‘성공한 지도자’로 예시한데서 비롯됐다(본보 12월10일자 A2면 참조).
이에 대해 한나라당 정태영(鄭泰英)부대변인은 10일 논평을 내고 “진시황과 오다 노부나가는 전형적인 독재자들”이라며 “진시황은 분서갱유(焚書坑儒)를 일으켜 수많은 학자들을 생매장했고 오다 노부나가는 일본 전국시대에 자신의 괴뢰를 ‘쇼군(將軍)’에 앉혔다가 쫓아내고 실권을 장악한 인물”이라고 혹평했다.
정부대변인은 “국가원수의 역사관이 이렇다면 걱정을 넘어 분노할 일로 자라나는 2세들의 교육에 심히 염려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박홍엽(朴洪燁)부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은 진시황을 존경한다는 뜻이 아니라 많은 저항 속에서도 개혁을 이뤄냄으로써 후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라며 “야당이 대통령의 발언을 거두절미, 진의를 왜곡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