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정치자금 수수〓DJ는 서경원(徐敬元)전의원으로부터 1만달러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거듭 확인하면서 97년 11월 정치자금법 개정 이전에는 홍석현중앙일보회장으로부터도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말하더라. 그러나개정이후에는돈을 전혀받지않았다고했다. DJ는문제가될돈과 문제가 되지 않을 돈을 가려서 받았다.
▽정형근(鄭亨根)의원 미행〓정형근의원은 오랜 안전기획부 생활로 보안의식이 철저하다. 하루에도 여러 벌의 옷을 차에 갖고 다니며 승용차에서 수시로 갈아 입을 뿐만 아니라 목적지에 갈 때도 여러 군데를 돌아가는 등 미행에 대비하고 있는 것을 여러번 확인했다. 또 여자를 만나러 갈 때도 자신의 차를 타지 않고 다른 사람이나 여자의 차를 이용한다.(내가)미행 지시를 하지는 않았으나 워낙 국가정보원을 공격해 초기에 일부 직원이 자발적으로 쫓아 다녔다고 한다. 비보도를 철저히 지켜달라. 정의원은 그러나 철저한 자기 관리를 하기 때문에 비리 등에 관련되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 최근에 정의원이 같이 일했던 부하직원과 만나 “국정원을 괴롭히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고 우리쪽도 “그러겠다(미행 등을 하지 않겠다는 말인 듯)”고 일종의 화해를 했다.
▽고영복(高永復)전서울대교수 간첩사건 관련〓(‘정형근의원이 정권을 뒤흔들만큼 엄청난 정보가 있다고 주장한 게 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10년 또는 20년 전에 고영복교수와 DJ가 만난 자리에서 “당시 사회가 기층서민 서민 부유층으로 3분돼 있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안기부는 고영복간첩사건을 DJ와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정권을 바꿔야 한다”고 한 발언을 “혁명을 해야 한다”고 한 것으로 고영복으로부터 진술을 받았다. 고영복이 국내 사회학의 태두라는 신분으로 접촉한 사람 중 DJ와의 끈을 찾은 것이 한상진(韓相震)서울대교수였다. 당시 대선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정형근의원이 관련된 사건 수사상황〓서경원전의원 밀입북 사건과 관련해 안기부요원들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으나 1만달러의 불고지 부분, 그리고 정의원 고문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조사를 받은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 관련된 부분에 대해 조사를 하는 것이니만큼 협조하자는 취지에서 검찰조사에 응한 것으로 안기부 내부의견도 조사때문에 사기가 저하되거나 반발하는 일은 없이 당사자들도 흔쾌히 조사에 응했고 검찰도 최대한 예우를 갖춰 조사했다.
이근안(李根安)씨의 고문사건과 관련해 안기부 간부가 대공분실에 한번 정도 방문한 것은 확인되는 데 워낙 오래된 일인데다가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도 없는 상태다. 다만 그 당시 위치로 볼 때 정의원이 갔을 가능성은 크다고 생각한다.
▽김영환(金永煥)사건 수사상황〓김영환사건은 60년대의 인혁당 사건에 비견될 만한 사건이다. 김영환의 전향 이후 학생운동의 판도가 바뀌지 않았나. 우리는 시대변화에 영향을 미친 일대 사건으로 본다. 김씨는 자기 휘하에서 활동한 민혁당 조직원들에게 불리한 진술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재판부에도 증언거부 신청을 했을 정도다. 초기 수사 때 진술을 거부한 김영환은 국정원에서 황장엽(黃長燁)씨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주체사상의 허구성을 깨닫고 다시 진술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조직원 17명이 자수했다. 하영옥계열 조직원들은 도망 중이다. 하영옥은 아직도 친북성향을 버리지 않고 있다.
▽기타 정치상황 등〓옷 로비 의혹사건과 파업유도 사건 특별검사 수사가 20일 전후로 마무리되면 국정 분위기가 다소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내년초 창당과 지구당 개편 등에 참신한 인물로 교체하면서 분위기를 쇄신해 나가겠다는 생각을 대통령은 갖고 있다. 최근 경기 화성군의 자치단체장 보궐선거와 서울시 기초의회 의원선거에서 나타난 수도권 정서의 이반현상이 심각함을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대통령도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피력했다고 한다.
〈정리〓김승련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