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획관은 대검 공보관 법무부 검찰1과장 등의 요직을 거친 대표적인 엘리트 검사. 행동은 튀지 않으면서 원칙은 양보하지 않아 후배 검사들의 두터운 신망을 받아 왔다.
서울지검의 한 중견검사는 “그는 ‘검찰의 자존심’이다. 그의 사표가 수리되면 동반 사표를 내겠다”고 말했다.
대검의 중간 간부도 “그는 후배들이 주저없이 따를 수 있는 몇 안되는 ‘원칙주의자’ 중 한 명이다. 그의 원칙이 무너졌다면 검찰의 원칙도 무너진 것”이라고 개탄했다. 수사팀 내부에서도 “이런 검찰에 더 이상 못 있겠다”는 노골적인 불만이 터져 나왔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이 이날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사팀의 의지와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수사기획관이 사의 표명을 철회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에 따라 곧 폭발할 것 같았던 일선 검사들의 격앙된 분위기는 일단 물밑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보였다. ‘조금 더 지켜 보자’는 것.
박총장은 이날 “검찰은 그로기 상태다. 이번 사건에 검찰의 운명이 걸렸다”고 말했다. 일선 검사들도 박총장과 같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위기탈출의 사명을 맡은 이수사기획관과 수사팀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크다.
이수사기획관은 이날 오후 박총장의 양해 아래 등산길에 올라 향후 수사일정과 방향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최후의 위기에 빠진 검찰을 구해낼 ‘돌아온 해결사’ 역할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인지 검찰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