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대담은 당선 2주년을 결산하는 유일한 행사. 그러나 ‘옷사건’ 등으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시점이어서 가끔씩 꺼낸 농담에도 불구하고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옷사건’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설명했다.
“로비는 잘 처리했는데 고위공직자 부인들의 거짓말과 검찰 고위인사의 문건유출 등으로 인해 국민을 동요하게 하고 정부를 난처하게 만들었다”는 게 설명 요지. 그러면서 김대통령은 다섯차례나 “송구스럽다”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김대통령은 이런 사건들 때문에 국정운영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거나 뜻대로 되지 않는 데 대해 간간이 “억울하다” “때로는 두통약이 생각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강력한 대통령상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는 말에 “군사정권 때 그 ‘화끈’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고생을 했느냐”며 “한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민주주의절차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김대통령은 민감한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정치불신 해소를 위한 여야의 공동노력을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여야 모두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며 “야당과 언론은 정당한 비판을 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나 잘한 일에 대해선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대통령은 또 “그래야 다음에 여당됐을 때 야당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그런 메시지를 야당에 보내고 대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