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이한동씨 극비회동…보수대연합 추진 논의한 듯

  • 입력 1999년 12월 24일 23시 58분


‘자민련 입당설’이 나돌아온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가 24일 저녁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 극비회동해 자민련을 중심으로 한 보수대연합의 추진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채(金鎔采)총리비서실장은 두 사람의 회동후 “내년 1월 10일경 김총리가 자민련으로 복귀할 때 이전부총재도 자민련에 합류하기로 했다”면서 “이전부총재와 함께 한나라당의 현역의원 몇명이 함께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실장은 이어 “다만 이전부총재가 자민련에서 어떤 자리를 맡게 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전부총재도 이날 밤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동에 대해 “외유 전에 약속했던 자리다. 자민련에 합류하는 시점이나 입당후 직책 등에 관해서는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전부총재는 밝은 표정으로 “내 소신은 한국정치가 보수와 진보 양축으로 진행돼야하고 16대 총선을 앞두고 자민련이 밀알이 돼 보수통합을 이뤄야한다. 거기까지는 내가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다”고 말해 모종의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아무튼 이날 두 사람의 전격회동은 총선을 겨냥한 자민련의 ‘세불리기’에 본격 시동이 걸렸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현재 이전부총재의 자민련행과 관련해 관심의 초점은 이전부총재의 입당후 위상과 동반탈당자의 규모.

자민련과 총리실 주변에서는 박태준(朴泰俊)총재가 후임총리를 맡는 대신 현지도체제가 유지될 경우 김총리는 계속 명예총리로 물러서 있고 이전부총재가 총재를 맡아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도체제를 총재―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제로 개편해 총재는 김총리가 맡고 이전부총재가 대표최고위원을 맡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얘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이전부총재는 자민련의 간판으로 보수대연합추진의 중추역할을 맡을 것이 확실하다는 게 자민련측의 얘기다.

다만 이전부총재와 가까운 한나라당 의원 일부의 동반탈당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한 형편이다.

특히 그동안 이한동계보로 분류됐던 K, S, J, 또다른 K의원 등은 24일에도 본사취재진에 일제히 동반탈당설을 강하게 부인했다.

아무튼 이전부총재의 입당후 자민련의 보수세불리기가 본격화될 경우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의 연합공천을 둘러싼 신경전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자민련은 이전부총재가 중부권의 보수세력 결집뿐만 아니라 자유총연맹 새마을운동 관계자 등 보수성향 인사들을 끌어들이는 촉매제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차수·이철희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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