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사회지표]되살아난 풍요…소요그늘은 여전

  • 입력 1999년 12월 27일 19시 59분


올해 한국사회는 외환위기의 터널에서 벗어난 뒤 부유층을 중심으로 경기호황에 따른 풍요를 경험했다.

특히 해외여행이 크게 늘어나고 위스키 출고가 급증했는가 하면 외제담배 판매도 늘어나는 등 소비의 고급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또 이동전화와 PC통신의 가입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정보통신의 위력을 실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년소녀가장 가구수가 여전히 7900여가구에 달하고 실업자도 97만여명에 이르는 등 소외계층의 문제는 새 천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통계청은 27일 우리가 처해 있는 사회적 상태를 보여 주는 ‘99년 한국의 사회지표 보고서’를 발간했다.

▽소비 고급화〓올해 1∼9월 위스키 출고량은 7456㎘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527㎘에 비해 34.9% 늘었다. 소주는 63만5674㎘에서 68만8141㎘로 8.3%가 늘었으며 맥주도 116만7123㎘에서 119만8003㎘로 2.6%가 증가했다. 반면 탁주(막걸리)는 9.0% 줄었고 리큐어 등 기타 주류도 31.3%가 줄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주류출고량이 7.6% 감소한 가운데 소주출고량만 6.9% 늘어났었다.

올해 1∼11월 국산담배 판매량은 819억700만개비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17억8100만개비에 비해 10.8%가 줄었다. 그러나 외국산 담배의 경우 46억2100만개비에서 55억2500만개비로 19.6% 늘어났다. 지난해 외국산 담배소비량이 전년에 비해 55% 감소했던 것에 비하면 두드러진 변화.

해외여행객은 올들어 11월말까지 389만3000명으로 98년의 339만명을 이미 넘어섰다. 외국인 입국자수는 11월말 현재 359만명으로 지난해 411만명에 못 미치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전력소비량은 15만8126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만3999기가와트시에 비해 9.8% 늘어났다. 특히 상업용은 14.8% 늘었고 산업용이 9.7%, 가정용이 5.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소외계층 줄지 않아〓아동보육시설은 96년 1만2098개소에서 97년 1만5375개, 지난해 1만7605개소로 늘어났다. 보육아동수도 같은 기간에 40만3000명에서 52만1000명, 55만7000명으로 증가했다. 해외 입양자수는 97년 2057명에서 지난해 2249명으로 증가했다.

실업자는 11월말현재 97만1000명을 기록해 100만명 미만으로 줄었지만 외환위기 이전인 97년의 55만6000명에 비해선 여전히 많다. 소년소녀가장 가구수는 97년 9544가구에서 지난해 8407가구, 올 6월말 7909가구로 꾸준히 줄고 있다.

▽정보통신 열풍〓이동전화가입자수는 97년 682만8000명에서 98년 1398만2000명으로 배 이상 늘어났고 다시 올해 10월말에는 2232만명으로 증가했다. PC통신 가입자수도 97년 311만8000명에서 98년 643만8000명으로 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10월말에는 977만500명으로 늘었다.

반면에 무선호출 가입자수는 97년 1519만9000명에서 98년 918만2000명으로 줄었다가 올해 10월말에는 432만7000명까지 떨어졌다.

▽공무원수 줄고 교사이직 많아〓정년 단축 소식이 전해지면서 초등학교의 교원이직률이 98년 1.2%에서 99년 6.4%로 5배 이상 늘어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인문계)도 같은 기간 1.2%, 1.1%에서 각각 3.9%, 2.7%로 증가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교사 1인당 학생수는 98년 27.4명에서 99년 28.6명으로 늘어났고 학급당 학생수도 98년 34.9명에서 99년 35.4명으로 증가했다.

초등학교 급식실시 학교비율은 90년 10.0%에서 98년 99.2%로 증가, 대부분의 초등학교가 급식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수는 95년 90만3823명에서 지난해 88만8217명으로 줄었고 이어 올해 12월1일 현재 88만4710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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