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7일에도 국민회의와 자민련 지도부 오찬과 3당 원내총무회담 등을 통해 이견절충을 시도했으나 자민련이 도농(都農)복합선거구제(도시〓중선거구제, 농촌〓소선거구제)를 고수,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했다.
따라서 자민련의 입장변화가 없는 한 선거법 협상은 해를 넘길 수 밖에 없게 됐다.
▼국민회의 당론 혼선▼
○…국민회의는 선거법 협상에서 자민련과 한나라당의 눈치를 보며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모습. 국민회의는 한나라당과 ‘소선거구제+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절충안에 사실상 합의한 상태지만 자민련을 의식해 공개적으론 복합선거구제를 지지.
핵심 당직자들은 자민련을 압박해 복합선거구제를 포기토록 한다는 생각이지만 자민련의 ‘역압박’으로 제대로 말도 꺼내지 못하는 형편. 여기에다 조세형(趙世衡)상임고문과 손세일(孫世一)전당대회의장 등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중선거구제 고수론을 펴는 등 혼선이 가중.
▼자민련 복합선거구 고수▼
○…자민련은 이날 박태준(朴泰俊)총재 주재로 간부회의를 열어 복합선거구제 사수 결의를 다지면서 의원정수 30명 감축 방침을 확인.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오늘 회의는 마치 ‘3차대전’ 발발 직전의 격앙된 분위기였다”면서 “복합선거구제 관철을 위한 당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렬하다”고 설명.
자민련은 이에 따라 국민회의 지도부와의 오찬 간담회에서 복합선거구제 지지를 강력히 촉구하며 국민회의를 압박. 이에 국민회의는 “현실적으로 한나라당이 반대하는 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면서 소선거구제 수용 불가피성을 거론해 양측 사이에 한때 고성이 오가기도.
그러나 국민회의는 자민련과의 공조를 의식해 “복합선거구제를 깊이있게 검토해보겠다”고 일단 후퇴.
▼한나라 회기연장 검토▼
○…한나라당은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공동여당측에 ‘2여 단일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내년초에 처리한다는 쪽으로 당론을 정리.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28일 국회 운영위에서 회기를 내년 1월19일까지 연장하는 문제를 검토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
〈양기대·송인수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