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씨 파문' 시끄러운 한나라 …당직자호의서 비판

  • 입력 1999년 12월 27일 20시 48분


이한동(李漢東)의원이 자민련에 합류하기로 결정하자 한나라당내가 무척 시끄럽다.

▼당직자회의서 비판▼

27일 이회창(李會昌)총재 주재로 열린 총재단 주요당직자 연석회의에서는 이의원의 거취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의원이 최근까지도 여당행을 부인하면서 아무런 교섭이 없다는 식으로 말해 오다 이제와서 탈당해 보수대연합을 추진하겠다는 데 대해 비판적인 발언이 많았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의원과 친한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을 통해 “올해 안에 당적 정리 등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이의원은 “당이 곤혹스럽지 않도록 주변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혀 조만간 탈당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한나라당 당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이의원을 규탄하는 모임을 갖기도 했다.

▼"정치소신 따른것"▼

한편 이의원측은 이제 자민련행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당 지도부의 움직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의원의 한 측근은 “이의원은 정치를 시작한 지 20년만에 처음으로 당을 옮기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면서 “이것은 ‘사정(司正) 방패막이’나 당선에 연연해 한나라당으로 모여든 ‘철새정치인’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정치적 소신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野 당운영방식 실망▼

이의원은 한국정치가 보수와 진보, 양 축으로 재편되고 권력이 분산돼야 건전한 민주발전이 이루어진다는 소신을 갖고 있으나 이총재의 강경일변도식 당 운영에 실망해 왔다는 것. 따라서 이의원은 ‘정계신편(政界新編)’을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자민련을 중심으로 한 보수대연합 추진을 검토하고 있을 뿐이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한편 이연석(李年錫) 허세욱(許世旭)전의원과 정태동(鄭泰東)전태국대사, 김정훈(金正勳)특보 등 이의원 측근 참모들이 함께 자민련에 입당, 일부는 내년 총선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기 일부지역에서도 이의원 측근들이 출마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커 여당 전열이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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