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40여분 동안 계속된 만찬에서 전직 대통령들과 참석자들은 ‘옷로비의혹사건’ 등 일련의 ‘악재’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면서 김대통령에게 따뜻한 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일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않아 아쉬웠지만 한정식과 포도주를 곁들인 만찬은 시종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고 배석한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이 전했다.
김대통령은 주로 외환위기극복과 남북관계안정 등 지난 1년간의 국정운영성과를 설명하고 남은 임기 3년간의 국정운영목표를 제시했다.
김대통령의 설명이 끝나자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이 “감사합니다. 우리 ‘위하여’ 한번 합시다”라며 건배를 제의했고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도 “어려움이 많으셨다”며 김대통령을 위로했다. 김대통령은 노전대통령에게 “더 젊어지신 것 같다”며 덕담으로 화답했다.
이날 대화도 ‘전직 대통령들과의 만남’에서 항상 그랬듯이 전 전대통령이 주도했는데 “김대통령이 티샷을 잘 하시는데 주변 사람들이 세컨드샷을 못한다고 한다”며 국정상황을 골프에 비유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그는 또 “우리는 여당도 야당도 아닌데 나라가 단결해서 잘해야 한다”며 “최근 사고를 일으킨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하며 국민의 정부에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도 “외환위기극복과정과 4강외교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 고생이 많으셨다”고 위로했다.
〈최영묵기자〉ym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