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선지사 탈당 강요받았을까?]본인 부인…청와대 일축

  • 입력 1999년 12월 28일 19시 47분


한나라당에서 주장한 대로 김진선 강원지사가 여권으로부터 탈당을 강요받았을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7일 인천방문 때 기자들에게 “청와대가 우리 당 소속 일부 시도지사와 자치단체장들을 상대로 탈당과 여권 참여를 강요하고 있다”며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이총재는 이날 당사자의 이름을 직접 밝히지 않았지만 이총재를 수행했던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과 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은 “총재가 밝힌 자치단체장은 김지사”라고 전했다.

정의장은 “당직자회의 등에서 거론된 것이 아니라 총재가 최근 누군가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인 것 같다”라고 말했고 맹실장도 “총재는 김지사를 겨냥한 여권의 집요한 탈당압박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지사가 이날 공보관을 통해 “여권으로부터 탈당회유 등을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선데 대해 한나라당은 더이상 정황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설익은’ 의혹 수준의 얘기를 끄집어낸 게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이총재는 여권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만 보내려 한 듯 당직자들이 김지사의 이름을 거론한데 대해 역정을 냈다는 후문이다. 외압의 당사자로 지목된 청와대측은 28일 한나라당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당원 관리는 소속당의 책임으로 청와대에서 탈당을 권유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다만 정부가 태백시 문제를 해결해준데 대해 김지사가 한광옥(韓光玉)비서실장에서 감사하다는 전화를 건 적은 있지만 그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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