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새체제 윤곽]'李漢東 號'로 총선파고 넘는다

  • 입력 1999년 12월 29일 19시 58분


내년 16대 총선에 대비한 자민련 지도체제 윤곽이 가시화됐다.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는 29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후임 총리직 수락 의사를 내비쳤다. 대신 총재직은 이날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한동(李漢東)의원이 맡게 될 것임을 예고했다. 박총재 구상이 실현되면 김총리는 현재의 명예총재직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보수이미지 강화

이는 ‘이한동체제’에 힘을 실어 당의 문호를 개방하는 한편 보수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해 침체된 당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 자민련 당직자들은 이같은 당 쇄신 작업 성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한다.

실제로 수도권의 L의원이 김총리가 자민련에 복귀하는 내년 1월10일경 이의원과 함께 자민련에 입당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그러나 자민련 일부에서는 ‘이한동체제’의 순항 가능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이의원 영입만으로 한자릿수에 머무는 당 지지도가 갑자기 올라가겠느냐는 것.

◆일부중진 반발조짐

한영수(韓英洙·5선) 김종호(金宗鎬·5선) 이태섭(李台燮·4선)부총재 등 당내 중진의원들의 불만도 작지 않은 듯하다. 영남권 의원들도 이의원 영입을 썩 반기는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박구일(朴九溢·대구 수성을)의원은 28일 의원총회에서 “우리는 박총재가 당에 남아 총선을 지휘하기를 바란다”며 노골적으로 반발하는 발언을 했다. 자민련을 탈당한 김용환(金龍煥)의원의 행보도 자민련을 위협하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김의원은 특히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충청권에는 빠짐없이 지구당을 갖출 것”이라며 자민련의 텃밭인 충청권을 놓고 김총리와의 일전불사 의지를 밝혔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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