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으로 본 99정치]'툭하면 고발' 與野 42件

  • 입력 1999년 12월 30일 19시 41분


올해 벽두 ‘국회 529호실 사건’으로 촉발된 여야간 대치정국은 결국 ‘언론문건 국정조사’를 둘러싼 논란으로 저물었다. 이 와중에서 여야간에 벌어졌던 고소 고발전도 치열했다.

▼'방탄 국회' 부작용▼

한나라당이 여권을 상대로 낸 고발은 무려 27건. 98년 한해 동안의 고발건수가 11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2.5배나 늘어났다. 고발사안도 ‘529호실 사건’부터 서울 구로와 경기 시흥의 ‘3·30’ 재 보궐선거, 언론장악문건 관련 등으로 다양했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와 국가정보원 등 여권에서도 한나라당을 상대로 15건의 고발장을 냈다.

이처럼 툭하면 여야가 맞고소 맞고발을 하는 바람에 여의도 정가에서는 ‘정치실종’ ‘검찰의 전성시대’라는 자조섞인 얘기가 나돌았다.

정기 및 임시국회는 올 한해 동안 10회나 열렸다. 예년에 보통 9월 정기국회 100일과 30일 회기의 임시국회가 서너차례 열렸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기록이다. 이에 따라 국회가 문을 열고 있었던 날도 무려 313일(1년의 86.3%)이나 됐다.

▼법안 460건 통과시켜▼

이 가운데 야당인 한나라당이 단독소집한 임시국회가 6회나 됐으며 특히 한나라당은 올 초부터 5월3일까지 30일 혹은 25일 회기의 임시국회를 계속 소집하는 기록을 남겼다.

이같은 기록은 ‘세풍(稅風)사건’의 중심에 선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이 검찰에 소환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탄용’으로 임시국회 소집을 활용했기 때문. 이에 따라 국회만 소집해놓고 제대로 상임위 회의조차 열지 못한 ‘공전국회’는 90일에 달했다. 여야 지도부간 ‘감정싸움’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 와중에서도 국회가 처리한 법안은 ‘의외로’ 많았다. 올 한해 동안 국회는 683건의 법안을 처리하면서 67.3%인 460건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통과된 법안 중 의원입법이 246건으로 53.5%를 차지했고 정부입법이 214건이었다.

이를 15대 국회 전체로 확대해 보면 법안가결건수는 1108건에 달한다. 14대(656건)나 13대(492건)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국회 안팎에서는 95년도에 국회에 설치된 법제예산실을 통해 의원입법 활동이 크게 활발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여야의원들이 내년 총선을 의식해 민법개정안 등 이익단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법안처리를 고의적으로 기피한 것은 ‘직무유기’라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의원 재-보선 21차례▼

15대 국회의원 임기 중 치러진 국회의원 재 보궐선거는 총 21차례였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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