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우리사회 왼쪽으로 가는것 용납안해"

  • 입력 2000년 1월 3일 20시 12분


자민련 복귀를 눈앞에 둔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느낌이다.

김총리의 목소리에서는 우선 ‘4·13’총선에 대비, ‘보수원조’로서 국민회의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자는 의도가 느껴진다. 김총리는 지난해 12월 31일 총리정책자문위원과의 송년만찬에서 “우리 사회가 너무 왼쪽으로 가고 있다. 이제 한계점에 다다랐다”며 “나는 우리 사회가 더 이상 좌로 가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총리는 또 “민주주의를 주장해온 사람들이 더 파괴적이다. 모두 과욕을 삼가야 한다”며 국민회의를 겨냥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특히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의 자민련 비난발언에 대해 “자기 고향에서 한표도 없는 사람이 뭘 안다고 왈가왈부하는 지 모르겠다”며 극도의 불쾌감을 나타냈다는 전언이다.

이같은 김총리의 발언은 예전에 보기 어려웠던 강경한 어조. 물론 16대 총선에서 보수층 표를 선점하겠다는 뜻이 실린 것이지만 2여 합당 불발에 대해 ‘자민련 탓’을 하는 국민회의측에 쐐기를 박고 ‘나의 길’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사표시인 셈이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전술적 측면이 강하다는 관측이 많다. 연합공천 지분을 둘러싼 양당 간의 불화 속에서 차제에 자민련 몫을 분명히 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사전포석이라는 것이다. 김총리가 “속상하지만 국민회의와는 끝까지 공조할 것”이라고 거듭 밝히고 있는 점도 맥을 같이하는 얘기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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