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치개혁위한 결단" 반기는 까닭은?

  • 입력 2000년 1월 4일 19시 42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6대 총선 전국구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공천헌금’을 받지 않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 국민회의는 4일 “정치풍토 개선을 위한 결단”이라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이총재의 발언에 대해 거센 반발이 일자 실천 여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이날 “정치발전을 위해 좋은 일이 아니냐”며 공감을 표시했다. 황소웅(黃昭雄)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총재의 발언은 과거 야당들이 전국구 공천헌금을 받아온 오랜 관행을 깨뜨리겠다는 것”이라면서 “깨끗한 정치의 구현을 위한 획기적인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당직자들은 “옳지, 말 한번 잘했다. 어디 헌금 받지 말고 선거 한번 치러봐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핵심 당직자는 “이총재의 발언을 높이 평가해주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공세’를 취함으로써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발목을 잡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이총재가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이 일괄타결될 경우 연간 수백억원의 정치자금이 야당에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선수를 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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