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임박/오가는 사람들-관가 표정]

  • 입력 2000년 1월 9일 19시 54분


《조만간 단행될 이번 개각은 4월 총선 출마 때문에 교체가 불가피한 장관들과 출마와 관계 없이 바뀌는 장관 등 두 범주로 구분된다. 이 중 후자의 교체기준은 아직 확실히 드러나있는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이번 개각을 통해 집권 3년차를 맞아 경제정책의 패러다임과 생산적 복지구현을 위한 사회부처 시스템에 변화를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청와대·총리실▼

○…청와대 비서실은 분위기가 반전돼 김한길정책기획수석은 출마 쪽으로, 조규향(曺圭香)교육문화수석은 잔류쪽으로 가닥이 잡혔으며 남궁진(南宮鎭)정무수석은 당측의 끈질긴 요청에도 불구하고 잔류키로 결론.

김한길수석은 조세형(趙世衡)전총재대행의 이동으로 조직책이 빈 서울 성동을에서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정책기획수석에는 김성재(金聖在)민정수석이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시민단체관련업무를 정책기획수석실로 이관하는 등 수석비서실 간 기능조정이 뒤따를 듯.

▼경제 관련 부처▼

○…재정경제부 등 경제부처 장관들이 대폭 교체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천 관가는 일손을 놓은 채 술렁이는 모습이다. 출마설로 교체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정상천(鄭相千)해양수산부장관의 후임으로는 김재철(金在哲)무역협회장, 장승우(張丞玗)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 등이 거론 중. 또 이건춘(李建春)건설교통부장관이 출마할 경우 후임으로는 홍철(洪哲) 전국토연구원장이나 유상열(柳常悅)고속철도관리공단이사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강봉균(康奉均)장관의 총선 출마가 확실시되는 재정경제부는 이미 후임장관을 맞을 채비에 들어갔다. 재경부는 특히 후임으로 이헌재(李憲宰)금감위원장이 거론되자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 재경부와 금감위는 그동안 금융정책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재경부 일각에선 이위원장이 국민회의 쪽 사람이 아닌 점을 들어 재경부에 입성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대두. 특히 재경부장관을 경제부총리로 격상시키는 뜻은 실세총리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만큼 이위원장은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 재경부 관계자는 “박태준자민련총재가 이위원장을 높게 평가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이위원장의 재경부 입성을 어렵게 만드는 얘기”라고 분석.

이밖에 노태우(盧泰愚)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金鍾仁)씨와 사공일(司空壹) 전 재무장관 정운찬(鄭雲燦)서울대교수 이름도 거론된다.

○…이헌재위원장이 자리를 옮길 경우 새 금감위원장으로는 정덕구(鄭德龜)산업자원부장관, 이근영(李瑾榮)산업은행총재, 이용근(李容根)현부위원장, 엄낙용(嚴洛鎔)재경부차관 등이 뒤를 이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이 총선에 나가면 그 자리는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이 맡게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위원장이 자리를 옮길 경우 그 후임으로는 이남기(李南基)현부위원장이 거론되는 가운데 안병우중소기업특위위원장의 이름도 함께 오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제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진념장관과 강봉균장관 중 한 사람은 유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산업자원부는 정장관이 떠나면 공업진흥청장을 지낸 신국환(辛國煥)자민련총재특보와 한덕수(韓悳洙)통상교섭본부장, 황두연(黃斗淵)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등 산자부 출신 인사들의 입성이 예상된다.

남궁석(南宮晳)정보통신부장관이 출마할 경우 안병엽(安炳燁)정통부차관의 승진과 이계철(李啓徹)한국통신사장 이상철(李相哲)한국통신프리텔사장 등이 후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또 박총재의 측근인 조영장(趙榮藏)총재비서실장이 13, 14대 국회에서 8년 간 교통체신위원으로 활동한 경력 등이 있어서 후보군에 포함돼 있으나 조실장은 박총재와 함께 총리실 쪽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국무조정실장의 후임에는 박총재 측근인 신국환전공업진흥청장과 정산자부장관의 이동 가능성이 거론 중. 하지만 신전청장 본인은 경북 문경-예천에서 출마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이와 관련, 박총재의 측근 인사 중 최재욱(崔在旭)전환경부장관의 입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밖에 최장수 장관인 김성훈(金成勳)농림장관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말썽많은 협동조합법 등의 시행(7월1일)을 앞두고 있어 현재로서는 유임설이 우세한 편.

▼사회 관련 부처▼

○…우선 김덕중(金德中)교육부장관이 교체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교육개혁작업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대통령에게 올라갔다는 후문.

여기에 교육뿐만 아니라 정보화 복지분야까지 총괄하는 교육부총리를 신설하겠다는 게 김대통령의 구상이어서 이에 부합하는 새 인물을 찾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장관도 8일 정부 중앙청사 16층 교육부 상황실에서 합동 새해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교체가능성을 직접 언급해 눈길.

김장관은 “내가 장관에서 물러나더라도 교육부의 업무가 계속되려면 모든 직원이 새해 교육부의 업무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훈시.

이에 따라 교육부 간부들은 벌써부터 후임에 촉각. 한 간부는 “교육부총리는 다른 부처의 업무까지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교육에 정통하면서도 상당한 행정력을 지녀야 한다”면서 “문화부장관을 역임한 L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전언.

○…출마와 관계 없이 이번 개각 때 물러나겠다고 이미 언명한 행정자치부 김기재(金杞載)장관의 후임으로 행자부 내에서는 호남 출신인 김흥래(金興來)차관의 승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총선 정국인 만큼 불필요한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비호남 출신이 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함께 대두.

한편 김장관은 “부산시장에 출마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을 대통령께 전달했지만 나는 바둑두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바둑돌일 뿐”이라고 말해 김대통령의 설득 여하에 따라서는 출마할 수도 있음을 시사.

○…노동부는 대체로 이상룡(李相龍)장관이 개각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 이장관 자신은 분명한 뜻을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당이나 청와대에서 출마를 요청하면 거절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

또 출마하지 않더라도 경제 관련 내각의 진용이 바뀔 것으로 전망돼 이장관만 개각에서 빠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

이장관의 경질을 전제로 노동부 내에선 김유배(金有培)대통령복지노동수석 배무기(裵茂基)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김상남(金相男)현 차관 안영수(安榮秀)노사정위원회상임위원 최상용(崔相容)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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