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출정식 찬물 끼얹나"…김칠환의원 탈당에 허탈

  • 입력 2000년 1월 13일 20시 12분


요즘 자민련에선 하루에도 몇번씩 ‘희비(喜悲)’가 엇갈린다.

자민련은 13일 총선기획단을 발족, 본격적인 선거체제 구축에 들어갔다. 17일부터는 전국 253개 지역구를 대상으로 총선후보자를 공모함으로써 공천작업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당직자들은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 체제의 출범과 함께 보수성향 인물 18명이 입당한 기세를 몰아 총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다며 자신감에 차 있다. 총선기획단이 밝힌 자민련의 의석확보 목표는 ‘최소 60석’. 그것도 여론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만 가려낸 목표치라는 게 기획단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날 총선기획단 출범 직후 김칠환(金七煥)의원과 심양섭(沈良燮)부대변인이 탈당을 선언, 이같은 당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의원은 “향후 거취는 지역구민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한나라당행이 점쳐지고 있고, 심부대변인은 한나라당 입당의사를 명확히 했다. 이에 앞서 오용운(吳龍雲)의원도 12일 탈당했다.

물론 당직자들은 “공천이 어렵기 때문에 언젠가는 탈당이 예상됐던 사람”이라며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다. 김학원(金學元)총선기획단장은 “탈당자 못지않게 새로운 인사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민련 내에서는 총선 비관론을 듣기 어렵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한 고위당직자는 “겨우 교섭단체나 구성할지 모르겠다”며 우려한다. “충청권에서도 15대 총선 때 근소한 표차로 당선된 의원들이 대부분인데 김용환(金龍煥)의원의 ‘한국신당’이 몇천표씩이라도 잠식한다면 과연 몇 사람이나 당선될지 의문”이라는 얘기도 만만치 않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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