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라 모두 탈북자들의 ‘난민 판정’을 거부한 채 러시아는 중국으로, 중국은 북한으로 이들을 송환한 결론은 같다. 하지만 러시아는 지난해 11월10일 국경을 넘은 난민들을 체포한 뒤 오락가락 지연전술을 펼치다 50여일 만에 중국에 인계했다.
러시아는 먼저 12월8일 탈북자들의 출국비자를 발급해 한국 정부 당국자들을 들뜨게 했으나 출국시한인 12월18일까지 억류를 풀지 않았고 갑자기 “외무부 담당직원의 실수로 출국비자가 발급돼 직원을 문책했다”고 통보해왔다. 그리고 12월30일 국경수비대가 돌연 탈북자들을 중국에 인계했다. 반면 중국은 12월30일 신병을 인계받은 뒤 이달 11일 탈북자들이 “난민이 아니다”고 부인한 뒤 12일 속전속결로 탈북자들의 신병을 북한에 인도했다.
98년 아브람킨 주한 러시아대사관 참사관 추방사건으로 장관까지 경질됐던 외교부 당국자들은 “러시아와 협상할 때는 언제나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라며 “양국과의 외교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탈북자 문제로 다시 한번 입증된 셈”이라고 입을 모았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