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예총재는 이날 오전 비운동권 총학생회장 출신들의 모임인 ‘파워비전 21’ 회원들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국민회의와) 내각제 약속을 하고 공동정부를 운영해 왔는데 처음과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같은 김명예총재의 발언은 민주당측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민주당이 끝내 내각제를 정강정책에 포함시키기를 거부할 경우 공동여당의 공조를 파기할 수 있다는 의사표시로 해석돼 주목된다.
김명예총재는 또 “그쪽(민주당)에서 ‘선진국에서는 정강정책에 국가의 기본틀을 명기한 예가 없다’고 주장하는데 선진국은 이미 국가의 기본틀이 정착됐기 때문에 논의할 필요가 없겠지만 우리는 사정이 다르다”며 “내각제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중심제는 임기 5년간 혁명을 하기 전에는 건드릴 수 없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제도”라며 “그래서 역대 대통령들이 집권 3,4년째가 되면 터무니없는 과욕을 부리다 불행을 자초했다”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