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도 이날 오전 육해공 6·25참전동지회원 입당 환영식에서 “나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수많은 곡절을 겪었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꺾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때는 상대방이 별짓 다하고 덤비는 법”이라면서 “나는 아주 정직하게, 끈질기게 대응할 것”라고 역설했다.
자민련 ‘음모론’에 대한 시민단체의 법적 대응 움직임에 대해서도 김총장은 “그동안 법을 안지켜온 사람들이 무슨 적반하장이냐”면서 “앞으로 국회 국정조사와 특별검사 임명을 통해 ‘시민단체와 여권핵심의 커넥션’을 밝혀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더이상 확전은 피하자”는 신중론도 없지 않다. 그동안 자민련의 뜻과 결전의지를 충분히 보여줬으니 이제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것. 자민련이 이날 법무부장관 항의방문을 일단 유보한 것도 이런 분위기 때문인 듯하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자민련의 반발이 자칫 ‘수구집단’의 모습으로 고착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고 수도권의 한 의원도 “한나라당만 좋은 일 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신중론이 대두되면서 자민련과 민주당의 갈등은 당분간 소강국면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청와대와 민주당측이 이번 주말을 기해 다각적으로 자민련 설득에 나설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