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에선 최근 들어 부쩍 “자민련과 갈라서야 16대 총선에서 득이 된다”는 주장이 늘어나고 있다. 자민련과의 연합공천에 성공하더라도 자민련 지지기반인 충청 출신 유권자들이 민주당보다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 따라서 차라리 자민련이 독자 후보를 내서 야당 표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게 이들의 논리다.
25일 실시된 인천 남동구청장 보궐선거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불과 4%포인트(1981표) 차로 당선됐는데 만약 자민련 후보가 나왔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다는 분석도 많다.
민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30일 “솔직히 말해 연합공천을 하는 게 좋은지, 아니면 각각 따로 가는 게 좋은지 최종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민련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당선자를 내려면 민주당과의 연합공천이 필수적이지만 충청권과 영남권에서는 민주당과 결별해야 표를 얻을 수 있기 때문. 자민련은 특히 민주당의 내각제 강령 배제와 총선시민연대의 공천반대 명단 발표를 계기로 공동정권 철수 방침을 밝힌 뒤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판단해 잔뜩 고무된 상태다.
그러나 “어제까지 여당이었다가 갑자기 야당으로 돌아서면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 것이 지도부를 고민하게 만드는 대목.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공동정권 유지 여부에 대해 분명한 언급을 피하고 있는 것도 이에 대한 계산이 확실히 서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