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이기택씨 "지역구냐 비례대표냐"

  • 입력 2000년 2월 1일 19시 21분


한나라당 이기택(李基澤·부산동래을위원장)전부총재가 장고(長考)에 들어갔다.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이전부총재를 만나 “지역구 대신 비례대표를 맡아 부산 경남(PK)의 선거운동을 맡아달라”고 공식 요청한데 따른 것.

이전부총재는 일단 “주위 사람들과 상의해 보겠다”며 확답을 유보했다는 전언이다.

이전부총재에게 ‘4·13’총선의 의미는 남다르다.

원외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재기를 할 수 있느냐와 함께 당내 공천과정에서 합당때 약속받았던 계파 지분 30%를 어떻게 확보하느냐 하는 숙제를 껴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으로 인해 이총재의 제안에 대한 이전부총재측의 분위기는 첨예하게 엇갈려 있다. 지역구 출마를 통해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길만이 차기를 도모할 수 있다는 강경론과 선거구 통폐합으로 비례대표 수용이 ‘현실적 대안’이라는 반론이 서로 만만치 않다는 것.

공천지분 갈등과 관련, 이총재와 이전부총재가 회동하기에 앞서 양 계파의 대리인격인 양정규(梁正圭) 강창성(姜昌成)부총재가 별도로 만나 “지분숫자를 고집하지 않고 신한국-민주당 합당정신을 존중한다”는데 원칙적 합의를 이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잠복해 있는 상태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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