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진위 상당수 비례대표 희망…교통정리 난감

  • 입력 2000년 2월 3일 17시 46분


그동안 정치권 세대교체를 표방하며 ‘젊은 피 수혈’에 열을 올렸던 민주당이 요즘에는 이들에게 부여할 마땅한 역할이 없어 고심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작년말 민주당 창당준비위에 참여한 3648명 중 20∼40대는 1809명(약 40%). 여기에는 학생운동 출신뿐만 아니라 변호사 교수 등 각 분야 소장 전문가들이 대거 포함됐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명확하게 ‘소임’을 받은 사람은 별로 없다. 특히 16대 총선에 직접 출마하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해 나머지는 막연히 당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준비위 참여인사 중 그런대로 명망가들만 추렸다는 창당추진위원 103명에 대해서도 ‘100% 배려’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게 당직자들의 얘기다. 더구나 20∼40대 추진위원 32명 가운데 상당수가 지역구도 아니고 비례대표 배정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직자들은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영입 인사들의 상징 세력인 ‘386세대’만 봐도 지역구 출마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경우는 10명 안팎에 불과한 실정. 이미 조직책으로 선정된 정성호(鄭成湖·경기 동두천-양주) 황장수(黃壯秀·경남 사천)씨와 공천 경합 중인 임종석(任鍾晳·서울 성동) 우상호(禹相虎·서울 서대문을) 오영식(吳泳食·서울 은평을) 배선영(裵善永·서울 서초갑) 최인호(崔仁虎·경기 고양일산)씨 등이 거의 전부다.

민주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3일 “창당 과정에 참여한 386세대 중 주요인사만 약 80명에 이르는데 이들 가운데 50명 정도가 비례대표를 원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어떻게 교통정리할 지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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