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고문은 8일 성명을 통해 “총선 불출마 결심은 많은 신진인사들에게 길을 열어줘 그들로 하여금 정치개혁의 과업을 완수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권고문의 이같은 입장은 다른 중진들의 ‘자퇴’를 유도하기 위해 ‘총대’를 메겠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대통령의 측근인 권고문이 불출마선언을 한 만큼 다른 중진들이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며 “권고문이 어려운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 “정치인은 여론 원칙 명분 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바꿔야 한다’는 국민여론을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권고문의 불출마선언은 ‘오동잎’에 해당되는 셈.
이런 상황이 벌어지자 원내외 다선 중진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한 중진의원은 “동교동사람들에겐 권고문의 불출마선언이 ‘아름답게’ 비칠지 모르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의 출마를 위협하는 빌미가 되어서는 곤란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