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위원장은 9일 당6역회의에서 자민련의 반대로 1인2표제가 무산된 데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1인2표제가 됐으면 정당정치 발전과 지역감정 해소 등의 기폭제가 됐을 텐데 자민련이 왜 거부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서도 자민련과의 ‘일전불사’ 의지를 가다듬는 듯한 발언을 거듭했다. “전지역에 후보를 내느냐”는 물음에 그는 “그게 원칙”이라고 답했고 “충청권도 그러느냐”는 질문에는 “상식선에서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이위원장은 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를 은근히 공격했다. 김명예총재가 8일 “‘마오쩌둥(毛澤東)의 비밀’이란 책을 읽어보라”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여론몰이 정치’를 우회적으로 비난한 데 대해 “그건 폐쇄된 사회에서 있었던 불행한 일”이라고 맞받았다.
이위원장은 실제로 작년말 자민련과 민주당의 합당이 무산된 후 자민련과의 결별을 촉구해 왔다. 섣불리 연합공천을 통해 충청권에 민주당 후보를 내지 않으면 오히려 충청권에서 한나라당 지지도만 키워주는 꼴이기 때문에 갈라선 후 자신이 직접 JP와의 정면대결을 통해 충청권 민심을 잡겠다는 것이었다.
이위원장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해 “김대통령은 JP가 ‘민주당으로부터 팽(烹)당했다’고 역공을 취할 가능성에 부담을 갖는 것 같으나 차제에 자민련과의 관계를 명확히 정리하지 않으면 수도권 선거에서도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게 이위원장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