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대립경쟁…총선 지역구도 심화

  • 입력 2000년 2월 10일 01시 20분


여야는 8일 열린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을 계기로 9일부터 본격적인 ‘4·13’ 총선 준비작업에 착수, 늦어도 내주 중반까지 지역별 공천자를 결정해 총선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민주당이 자민련측의 반대로 ‘1인2표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이 무산되자 사실상 자민련과의 선거공조를 포기하기로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총선정국은 여야 3당이 각자 대립 경쟁하는 혼전(混戰)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4·13’ 총선전은 초반부터 지역대결구도가 심화되는 가운데 전개될 것으로 보이며 수도권 충청권 등 3당의 전략적 이해가 충돌하는 승부처에서 치열한 각축전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번 주내에 총선기획단을 출범시키기로 하고 김한길전대통령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기획단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또 빠르면 이번 주말부터 호남지역을 시작으로 공천자를 확정해 가능하면 15일경까지 대부분의 공천을 마무리짓기로 했다.

자민련도 11일경 공천심사위를 구성해 17일경 비충청권을 중심으로 1차 공천자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며 한나라당도 이달 중순까지 공천자를 확정짓기로 했다.

한편 여야 각당은 9일 공천심사위원회와 내부전략회의 등을 열어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의 97개 선거구에 대한 후보 배치 및 여론점검 등 전략수립에 나섰다.

민주당은 수도권에서의 승패 분기점을 60% 의석 확보로 정하고 이른바 ‘386세대’의 전진배치와 거물급 인사의 추가 영입 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한나라당도 제1당의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 15대 총선의 수도권 의석확보율(56%)을 고수해야 한다는 방침아래 신진인사를 집중배치하기로 했다. 자민련도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부분 연합공천 등 선별적인 공조를 통해 수도권에서 기존의석(9석) 이상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충청권에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을 출마시키는 등 독자후보를 낸다는 방침이어서 충청권 민심의 향배가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위원장은 이날 “원칙적으로 전지역에 후보자를 내겠다”고 말해 충청권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동관기자> 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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