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김정일 긍정평가]南北정상회담 조기성사 의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김정일(金正日) 북한노동당총비서에 대해 “지도자로서의 판단력과 식견 등을 상당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고 있다.

김대통령이 취임후 북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하긴 했지만 김총비서를 이처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는 처음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김대통령은 9일 일본 도쿄방송(TBS) ‘뉴스 23’과의 회견에서 김총비서를 이렇게 긍정적으로 평가한 후 “남북문제를 풀어가려면 김총비서와의 대화외에 다른 길은 없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2일 미국 CNN과의 회견에서도 “김총비서가 당 정 군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어 북한정권이 안정돼 있다”고 말했었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남북정상회담을 가능한한 조속한 시일내에 성사시키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떤 회담이든 성사되려면 회담 상대방에 대한 ‘인정’과 ‘평가’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취임후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강한 의욕을 보여 왔다. 대북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 것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대북 비료지원과 이산가족문제의 해결을 위해 98년 베이징에서 열렸던 남북차관급회담이 그 ‘징검다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김대통령의 이같은 언급 속에는 남북대화 방식을 바꾸겠다는 구상도 숨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경험했지만 실무 차원의 아이템별 대화는 성공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정상회담부터 먼저 성사시킴으로써 다른 대화나 관계개선노력들은 자연스럽게 따라 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