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6·3세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내 기반을 굳혀가고 있다. 김덕룡부총재와 이부영원내총무가 당내 입지를 튼튼히 하고 있는 가운데 동년배인 홍사덕의원이 최근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가세했다. 이들 트로이카는 개혁성향의 참신성을 무기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바람몰이에 나설 예정.
이와 함께 대변인을 지낸 안택수(安澤秀)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고 같은 세대인 김문원(金文元)전의원, 김도현(金道鉉)전문화체육부차관에 이어 현승일(玄勝一)국민대총장도 곧 입당할 움직임. 이들은 “새천년을 맞아 한나라당은 새로운 정체성을 가진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입을 모아 세 확산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선 김덕룡 이부영 홍사덕의원 간의 경쟁양상 및 정치적 향배와 함께 이회창(李會昌)총재와의 관계설정 성격도 관심사. 이에 대해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은 “세 사람이 과연 가만히 있을 사람이냐”며 “아마 이총재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
그러나 이들 세 의원의 성향상 ‘결속’보다는 ‘각개약진’쪽에 비중을 둔 행보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현재로선 지배적. 그럴 경우 이총재는 ‘분할관리’를 통해 당 장악력을 높여나갈 것이라는 전망. 최근 김덕룡부총재가 이총재와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이부영총무는 이총재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모습도 이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해주는 대목.
▼반면 민주당소속 6·3세대 출신 정치인들은 곤욕을 치르고 있는 실정. 조홍규의원(광주 광산)은 물갈이설에 연일 시달리며 괴로운 처지이고, 고려대 학생회장 출신인 박정훈(朴正勳·전북 임실-순창)의원도 지역구가 인구하한선에 못 미쳐 나눠지는 바람에 공천이 어려워진 상황.
정대철(鄭大哲·서울 중구)전의원도 계속 중진 물갈이설에 시달리다 가까스로 숨을 돌린 상태이고, 신한국당 국민신당을 거쳐 여권에 합류한 박범진의원(서울 양천갑)은 지역이 한나라당 강세지역이어서 본선에서 힘겨운 결전을 치러야 할 전망.
▼6·3세대▼
5·16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朴正熙)정권이 추진했던 한일국교정상화회담에 대한 대대적인 반대시위를 주도한 당시 대학생들을 지칭하는 말.
한일회담의 양국 간 밀사역이었던 ‘김종필(金鍾泌)-오히라’의 밀약내용이 공개된 뒤 1964년 3월24일부터 촉발된 대학생들의 시위는 무려 88일 간 계속됐고 위기감을 느낀 박정권은 6월3일 계엄령을 선포, 강경 진압했다. 이 때의 학생세력이 계엄령 선포일을 따 ‘6·3세대’가 됐다. 현재 ‘6·3동지회’ 회장은 민주당 박정훈(朴正勳)의원이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