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아리랑의 '기호0번 대한민국 김철식' 공연이 시작됐다. 부패정치인을 비꼬는 한편시민들이 나서서 부패정치인을 몰아내자는 내용. 즉석에서 시민을 끌어들여 극에 참가시키는 소위 '마당극'식 공연이 이루어져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이어서 청년참가단이 개사된 '바꿔' 노래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며 시민들의 동참을 유도해 집회의 흥을 돋구었다.
○…오숙희씨(여성학자)의 진행으로 본행사가 막을 열었다. 오충일씨(총선연대 상임대표)는 "부패한 정치인을 그대로 놔둘 수 없다"며 "위대한 국민의 정치를 열자"고 말했다. 신동준씨(보건의료계 총선연대 상임대표)는 "썩은 이빨을 고치듯이 썩은 정치를 고쳐야 한다"고 말하며 국민의 동참을 호소.
한편 안세준씨(한국장애인단체 총연맹 회장)가 "장애인들도 깨끗한 정치를 만들기 위해 총선연대와 힘을 합할 것"이라 수화로 연설하고 관계자가 이를 다시 말로 통역해주는 이색적인 풍경도 펼쳐졌다.
이 날 눈길을 끈 인물은 개그우먼 김미화씨. 김씨는 "개그우먼이 아닌 아줌마의 대표로써 나왔다"며 "정치코메디의 소재거리가 없을 정도로 정치는 깨끗해져야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곧이어 지은희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가 '2000년을 시민참여 정치개혁의 원년으로 만들자'는 결의문을 낭독했다. 지씨는 "각 당의 공천자 명단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하고 "유권자의 손·발을 묶는 위헌적 선거법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민들이 각기 염원을 적어 만든 노란 종이비행기를 총선연대 대표들에게 날리는 행사도 벌어져 종묘공원 하늘이 노란색으로 뒤덮였다.
○…정태춘씨는 '터널을 박차고', '92년 장마 종로에서' 두 노래를 불러 많은 박수를 받았고, 민족음악협회 '포클'도 '아침이슬', '바위처럼' 등의 노래를 불러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들은 본행사를 마친 후 종묘공원에서 명동성당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소풍가는 듯 즐거워하는 어린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단위 참가자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행진을 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고 후원금을 모금하기도 했다. 행진대열이 도로 일부를 점거하기는 했지만 교통체증은 거의 없었다.
○…명동성당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4백여명. 공천반대가 쓰여진 옐로우카드를 흔드는 참가자들을 명동성당 주변에 모인 시민들 1백여명이 손을 흔들어 답해줬다. 정리집회는 최열 공동대표의 정리발언을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의 유권자의 힘, 만세 소리와 함께 짧게 마무리됐다.
<신은·이희정 동아닷컴기자>huib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