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구와도 손 잡을것" ▼
○…조순(趙淳)명예총재 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고문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 등 공천 반발 중진 4인은 20일 저녁 약 2시간 동안 긴급 회동, 앞으로 신당 창당 등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키로 합의.
김고문은 회동 후 “당명 등은 결정된 게 없지만 신당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는 것 아니냐”면서 “어떤 방법으로 하느냐가 남은 문제”라고 언급.
신부의장은 “조명예총재 역시 ‘어떤 결정에도 따르겠다’고 했다”면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지원 여부 등에 대해선 얘기가 없었으나 전쟁터에서는 누구와도 손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 신당 창당을 위해선 그 분의 지원을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
○…김고문은 회동 후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당의 프레임은 내가 짤 것”이라며 창당 구상의 일단을 소개. 그는 특히 “총선이 50일 정도밖에 안남았는데 창당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2주일 정도면 어렵지 않게 끝낼 수 있다. 낙천의원들만 해도 법정 지구당 창당 숫자를 채울 수 있다”고 자신.
김고문은 이어 “공천에 탈락했다고 신당을 창당하는 것은 명분이 없지 않나”라는 물음에 “이총재의 사당(私黨)화 시도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기 위해선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고 설명. 그는 또 “이회창이가 공천 3일 전까지 지역구 공천 문제를 협의해 놓고 이렇게 배신할 수 있느냐. 허주(虛舟·김고문의 아호)계라던 양정규(梁正圭) 하순봉(河舜鳳)이 ××들이 내게 이럴 수 있느냐”고 고성을 지르다 눈물까지 글썽.
▼ "시대요구 수용을" 반격 ▼
○…이에 앞서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산 해운대-기장을 공천 반납과 탈당을 선언. 곧 이어 조명예총재도 여의도 당사에서 회견을 갖고 서울 종로 공천을 반납.
조명예총재는 이어 시내 한 호텔에서 김윤환고문과 점심을 같이 하고 공동 대응책을 강구키로 했으나 구체적 대처방안에 대해선 입장 표명을 유보.
한편 주류측의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이날 당사 기자실을 방문, “지역주의 흐름을 옅게 하고 개혁적 인사를 많이 받아들여 물갈이를 하라는 것이 시대적 요구”라며 “(비주류 중진들도) 경륜 있는 지도자답게 시대적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 그는 또 “일부 계파 수장들에게는 전국구 제안이 있었다”고 소개하며 단합을 호소.
<박제균·송인수기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