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비판 선봉 3인]신상우-윤원중-김용갑

  • 입력 2000년 2월 21일 19시 42분


▼신상우 국회부의장 "야권분열 운운 파렴치한 일"▼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신랄히 비난한 뒤 탈당과 함께 신당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신부의장이 추진하는 신당 구상은….

“한나라당 중진 선배들과 신당 창당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 다만 추진 방향의 각론은 더 논의해봐야 한다.”

―방법론의 이견은 어떤 것인가.

“나는 모든 목소리가 젊은 사람들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만 병풍역할만 해야 한다고 했다.”

―신당이 야권분열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이총재측이 야권분열 운운한 것은 파렴치한 행위다. 이는 전적으로 이총재의 대권병에 기초하고 있다. 신당 창당은 썩어 가는 야당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YS와의 관계는….

“YS뿐만 아니라 이 시대 상황을 뼈아프게 통감하고 있는 모든 지도자들의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YS가 관심을 가져주면 큰 힘이 된다고 확신한다.”

―신당 창당 작업은 얼마나 진척됐나.

“앞으로 2,3일 내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수도권의 젊은 세력과 장기표(張琪杓)씨 등이 합류할 것이다.”

―창당자금은 준비됐나.

“자발적인 호응자들이 많을 것이므로 큰돈이 들지 않을 것이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윤원중의원 "李총재의 민감한 문제 다 안다"▼

97년 대선 당시 이회창(李會昌)대통령후보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한나라당 윤원중(尹源重)의원이 이회창총재에게 ‘복수의 칼’을 겨누고 있다. 윤의원은 18일 서울 송파을 공천에 탈락한 뒤 측근에게 “내 목표는 국회의원 당선이 아니라 이회창의 패망”이라고 흥분했다는 후문.

윤의원은 이총재가 서울 송파을에 출마한 지난해 ‘6·3’ 재선거 때는 상황실장을 맡아 선거를 현장 지휘했다. 윤의원측은 “이총재가 공천 일주일 전까지 김윤환(金潤煥)고문을 만나 송파갑은 맹형규(孟亨奎)의원, 송파을은 윤원중의원 등 현직과 전직 비서실장 체제로 치른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윤의원측은 벌써부터 혼란한 대선의 와중에서 이총재 아들 병역시비, 대선자금 문제 등 온갖 민감한 문제에 대해 비서실장은 속속들이 알고 있다며 이총재 압박에 나섰다. 윤의원은 “당시 상황을 직접 공개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전격 폭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윤의원측은 “‘6·3’ 재선거 당시 선거자금 관련 장부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이총재측은 “공천에 탈락했다고 비서실장 때의 비밀을 폭로한다는 발상 자체가 한심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김용갑의원 "공천개혁 앞세워 사당화"▼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은 21일 특유의 보수적 시각으로 이회창(李會昌)총재의 ‘2·18’ 공천을 정면으로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김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실을 찾아와 “한나라당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지켜 온 정통 보수정당”이라며 “그러나 이번 공천에서 우리 당의 이런 정통성과 역사성이 무시됐다”고 주장. 그는 이어 “(지도부는) 개혁공천이라며 정당성을 내세우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이총재의 사당(私黨)이 됐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면서 “특히 학생운동권 출신들이 대거 등용된 반면 박세환(朴世煥)의원 등 보수 인사들은 탈락됐다”고 지적.

김의원은 그러나 낙천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서도 “공천 결과에 불복해 탈당과 신당 창당을 논하는 것 또한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며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적 신의와 국민적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언급. 그는 또 “잘못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를 인정하고 고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용기”라며 “공천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당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총재가 재공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중재안도 제시.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