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내홍(內訌) 상황에 대한 의견은 출신지역이나 계파에 따라 엇갈린다. 총재 직계들은 당연히 반발하는 중진들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낸다.
맹형규(孟亨奎)총재비서실장은 “공천개혁없이 정치발전은 없다”면서 “낙천했다고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은 명분도 없고 국민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천을 받았더라도 비주류 의원들은 이총재를 비판한다. 김덕룡(金德龍)부총재 계 의원 11명은 21일 모임을 갖고 “이번 공천은 원칙도 없이 ‘이회창당’ 만드는 데만 주력한 것이었다”며 공천심사위에 참여했던 인사들에 대한 문책을 요구하는 등 당내 투쟁자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부산출신 의원들이 신당창당 움직임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YS가 신당창당 쪽 손을 들어 줄 경우 선거판세 자체가 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의화(鄭義和·중-동) 정형근(鄭亨根·북-강서갑)의원 등은 “당지도부가 빨리 문제가 된 일부 지역의 공천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구 경북(TK)출신들은 부산 경남의원들과는 또 다르다. TK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강재섭(姜在涉)의원 등 TK 출신 의원들은 23일 모임을 갖고 당잔류 입장을 공식 천명할 예정이다. 경북출신 한 의원은 “한나라당으로 당선된 뒤 총선 후에 정계개편이 있으면 나중에 당을 옮겨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의원들은 대체로 신당창당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지만 당내 갈등이 여야간 박빙(薄氷)의 접전이 예상되는 선거에 미칠 여파를 걱정하고 있다. 신당이 생겨 영남표가 분산될 경우 결정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