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잘 알려진 대로 부산 경남(PK)과 대구 경북(TK)지역으로 구성된 영남권의 정치적 성향은 매우 복잡하다. 이 때문에 PK TK출신 신당추진 인사들 사이에 ‘오월동주(吳越同舟)’양상도 없지 않다.
한나라당 TK지역 공천자들은 23일 대구에서 모임을 갖고 한나라당 후보로 총선에 전력키로 결의한 데 비해 PK출신 공천자 중 상당수는 신당 추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PK지역 공천자들은 YS가 신당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관심이 많다. YS의 거취가 PK 민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리라고 보기 때문이다.
반면 대구의 한 의원은 “TK에서도 이회창(李會昌)총재가 공천을 잘못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그러나 TK에는 ‘반 DJ’ 정서뿐만 아니라 ‘반 YS’ 정서도 강하기 때문에 YS가 신당을 명시적으로 지지하면 TK 민심은 오히려 ‘비(非)신당’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97년 대선 때도 분명히 드러났다. 당시 YS지원설이 나돈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는 부산과 경남에서 전국 평균득표율(19.2%)보다 훨씬 높은 29.8%와 31.3%를 각각 얻었으나 대구와 경북에서는 13.1%와 21.8%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이회창후보는 대구(72.7%) 경북(61.9%)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었지만 부산(53.3%) 경남(55.1%) 득표율은 TK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TK에서는 김윤환 임진출(林鎭出) 서훈(徐勳)의원 등 3명만 낙천하고 나머지 현역의원들은 공천을 받은 데 비해 PK에서는 신상우 김정수(金正秀) 정재문(鄭在文) 정문화(鄭文和) 이상희(李祥羲) 김도언(金道彦) 김호일(金浩一) 김재천(金在千) 허대범(許大梵) 노기태(盧基太)의원 등 10명이나 낙천한 것도 두 지역의 민심 흐름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