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한나라-자민련 "공천파문 지긋지긋하다"

  • 입력 2000년 2월 27일 19시 44분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공천후유증 여진(餘震)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 파문은 민주국민당 창당 사태로까지 이어졌고 자민련도 충청권이란 제한된 지역의 표 분산을 가져올 가능성 때문에 내부적으로 심각하다. 양당의 공천후유증이 민주당보다 심각한 것은 상대적으로 지도부의 장악력이 약한데다 공천 이외의 ‘반대급부’가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나라당 "'문제 지역구' 바꾸면 끝날줄 알았더니"▼

한나라당 지도부는 25일 보류지역 공천을 끝으로 공천 파문을 털어버리려 했지만 후유증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물의를 빚어온 부산 서구의 공천자 교체가 또다른 분란을 낳을 조짐. 정문화(鄭文和)의원에게 공천을 빼앗긴 이상열(李相烈)씨는 “승복할 수 없다”며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공천에 얽힌 비화를 소개하고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원이 공천을 받은 직후인 26일 YS의 상도동 자택을 방문, 사의를 표시한 데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 민주계 인사들 사이에서는 ‘박찬종(朴燦鍾)전의원의 부산 서구 투입설’과 관련, 박전의원 출마의 부당성을 설명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손학규(孫鶴圭)전보건복지부장관도 27일 중앙당사 기자실을 찾아와 “추가 공천내용을 보면서 우리 당지도부가 얼마나 안일한 자세로 대응하는가를 절감했다”며 “당지도부는 전면 퇴진하고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야당 재통합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한보사태에 연루된 정재철(鄭在哲)전의원과 교체대상으로 지목돼 1차에서 보류됐던 4선의 정재문(鄭在文)의원이 공천을 받은 데 대해서도 “‘개혁공천’이라는 말을 하지나 말지”라는 힐난이 나오는 실정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자민련, 탈락의원 텃밭출마 조짐에 곤혹▼

자민련은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 7명이 저마다 무소속 또는 다른 당으로 출마에 나설 태세여서 ‘텃밭 사수’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나라당과 한국신당은 물론 민주당측까지 나선 상황에서 이들 공천탈락자들까지 가세할 경우 ‘안방’으로 여겨온 충청권에서마저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에 처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민련은 우선 변웅전(邊雄田·충남 서산-태안)의원의 경우 선대위 대변인에 전국구를 제의해 놓은 상태. 변의원의 경우 한영수(韓英洙)부총재 및 다른 당 후보가 모두 태안 출신인 반면 자신은 서산이어서 승산이 있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놓고 있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당의 판단이다.

그러나 충남의 공주-연기와 아산, 충북의 보은-옥천-영동 등은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의원들이 출마한다 해도 그다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분석.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소지역주의 양상 때문에 이들의 출마가 경쟁 후보의 표를 분산시키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들이 출마해도 ‘당선되면 다시 JP 품으로’를 주요 선거전략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여 자민련후보의 표를 적지 않게 잠식하리라는 게 자민련측 우려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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