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치고 받기' 가열]비난-흠집내기 연일 舊態경쟁

  • 입력 2000년 2월 29일 19시 38분


여야가 본격적인 총선전에 돌입하면서 볼썽사나운 구태(舊態)가 판을 치고 있다.

▼"전국구 50억 헌금냈다"▼

○…민주당은 29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주요당직자 조찬모임을 갖고 총선 승리를 다짐한 데 이어 서울 은평을 등 7개 지구당 개편대회를 갖고 본격 세몰이를 시작. 민주당은 ‘1여 3야’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일단 ‘안정 속의 개혁’을 주 캐치프레이즈로 결정했으나 대야(對野) 공격의 현장은 판이한 실정.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날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하려는 것은 ‘견제 발목잡기 폭로’ 등을 통해 나라가 잘못되게 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비난. 박광순(朴光淳)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 공천자 6명이 5억원에서 20억원까지 공천헌금을 냈고 전국구 희망자는 50억원을 냈다는 설이 있다”며 증거 제시 없이 돈공천 의혹을 다시 제기.

▼지역감정 은근히 부추겨▼

○…한나라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천자대회를 열어 총선 필승을 결의하는 한편 대여 공세를 계속. 한나라당은 △거짓말 △편중인사 △부정부패 등을 현 정권의 ‘3대 원죄’로 규정하고 이번 총선을 이에 대한 중간평가로 몰아가기로 결정했으나 역시 매일 발표되는 대여(對與) 비난 논리는 거리가 먼 형편.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논평에서 “지역감정의 최대 수혜자이고 또 지역주의를 이용해 선거 승리를 노리고 있는 김대통령이 지역주의 극복을 주장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며 은근히 비호남지역의 지역감정을 자극.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도 북한 김정일(金正日)을 ‘실용주의자’로 평가한 김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집착이 국민의 가치관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

▼"DJ 마각 드러냈다"▼

○…자민련은 민주당의 내각제 공약 파기와 한나라당의 발목잡기 극복을 위해서는 보수세력이 대결집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총선에서 적극 부각시킨다는 방침을 표방하며 연일 이당 저당 공격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

이한동(李漢東)총재는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를 경선하겠다는 김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내각제를 하지 않겠다는 마각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고, 이삼선(李三善)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의 공천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지도력 한계와 살벌한 정치보복의 예고편을 보여준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공격.

한편 민국당의 김철(金哲)대변인도 이날 “건국 후 최대의 공천파동을 주도해 야권을 분열시킨 이회창총재의 정계퇴진을 촉구한다”며 한나라당을 집중 공격.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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