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외교가 총선낙관론'논란]美대사관, 보고서 부인

  • 입력 2000년 3월 2일 19시 57분


민주당이 ‘서울 외교가’를 인용, 총선 낙관론을 띄웠다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1일 민주당 선대위 확대간부회의에서 어느 당직자가 “서울 외교가에서 야권 분열 등으로 인해 이번 총선은 민주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말을 꺼냈고,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이 이를 공식 발표한데서 비롯됐다. “‘서울 외교가’가 어디냐”는 질문에 정대변인은 “미국 일본 스위스 프랑스 등등 여러 나라”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지칭된 ‘서울 외교가’는 ‘미국대사관’이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 회의에서 ‘서울 외교가’라는 말이 나오자 다른 고위당직자가 “그게 어디냐”고 캐물었고 이에 발설한 당직자는 “말이 나가면 문제가 생긴다”고 주저하면서도 ‘미국대사관’을 언급했다는 것.

그것이 일부 언론에 “미국대사관이 민주당의 총선 승리를 전망했다”는 내용으로 보도되자 미대사관측과 한나라당 등이 2일 일제히 반박과 비난 성명을 발표하고 나섰다.

주한 미대사관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 대사관이 4월 총선 결과를 예측했다는 보도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그러한 보고서는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의 ‘미대사관 여당 승리보고서’ 주장은 거짓임이 밝혀졌다”며 “우방국까지 끌어들여 여론조작에 이용하려던 민주당의 흉계가 탄로났다”고 비난했다. 자민련 박경훈(朴坰煇)부대변인도 “민주당의 행태는 한심한 사대주의 발상이자 명백한 여론조작”이라고 가세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