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레이더]방송3사 총선개표 인터넷 생중계

  • 입력 2000년 3월 6일 01시 30분


4·13 총선을 한 달여 남겨 놓은 시점. KBS MBC SBS 등 지상파 TV 3사는 개표 방송으로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개표 방송은 각사 보도 부문의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기 때문이다.

3사는 예전과 마찬가지로 사전 여론 조사와 출구조사를 토대로 선거가 끝난 직후인 4월13일 오후 6시 지역구별 당락 예상을 내보낸다. 예년대로라면 개표율 5%에 이르는 밤 10시경 판세가 거의 드러나지만 사전 준비에 따라 그 시각이 앞당겨질수도 있다.

예년에 비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개표 상황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는 것. TV 3사는 자체 인터넷 뉴스나 인터넷 방송을 통해 227개 선거구별로 개표 상황을 온라인으로 내보낸다. 종전 TV화면에서 시청자들이 관심 지역구의 개표 상황을 보려면 20여분 걸렸으나, 온라인을 통해서는 언제든지 볼 수 있게 된 것.그러나 3사는 인터넷에서 사이버 폴도 실시할 예정이나 신빙성이 의심스럽고 네티즌들의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참고’만 하겠다는 계획. 개표 방송을 위한 여론 조사와 선거일 당일 출구조사는 KBS와 SBS가 공동으로 한국리서치 등 4개사와 실시하는 반면, MBC는 한국 갤럽과 손잡고 단독으로 실시한다. KBS와 SBS는 여론조사를 선거일 10일 전부터 세 차례 실시하며, 출구조사는 이 조사 결과 박빙의 접전 지역(80∼100곳 예상)으로 나타난 곳만 선정해 별도로 실시한다. 출구조사는 투표소 300m 밖에서 실시할 수 있다. MBC도 KBS SBS와 크게 다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개표 상황을 알리는 그래픽 등 영상 시스템의 구성도 개표 방송의 관건. 가상 스튜디오 등 이미 낯익은 시스템 외에 KBS는 해외에서 2종의 ‘신병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SBS는 ‘나 잘난 박사’처럼 사이버 캐릭터를 이용해 다채로운 화면을 구성한다.

TV 3사의 선거방송 관련 예산은 22∼30억원. 개표소마다 직원들을 배치하는 비용 등을 합하면 약 9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방송가에서는 “자정 이전에 이미 윤곽이 드러나는 데다 방송도 거의 유사한 내용일텐데 3사의 경쟁은 낭비적 요인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허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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